제주 올레 이야기(Olle Love)

제주도 여행 - 1박2일에서 나온 거북손을 가파도에서 직접 맛 보다.. ^^

희동이(오월의 꽃) 2011. 5. 11. 00:30

 

 

청보리밭 사이에 피어난 갯무꽃을 살살 만져보고..

다을듯 말듯이 잡아보려고 아슬아슬 만져본다..

 

 

가파도 돌담..

 

돌담 넘어 올레 안에는 가파도 할아버지가..

소일거리를 하는 듯..

조용히 그 곳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이번엔 기필코 갯무꽃을 가져가봐야지..

거의 손에 얻을 듯 말듯 하지만..

결국, 내 손안에서 떠나버린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듯이..

 

주황색 지붕과..

꽉 닫혀버린 창문..

 

마당 정원이 폐가 안쪽으로까지 들어가버리고..

 

주인을 잃어버린 마당에는 갯무꽃과 잡초들이 어우러져 있다..

 

안에서 밖으로 멀끄럼이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3~4층으로 자라난 향나무 정원이 깃든 마당..

조금만 더 잘가꾸면 아름다운 정원이 될것 같은 생각이 든다..

물론, 내 생각으로 내가 할수 있다면..

 

그렇게 가파도 청보리밭 여행을 마치고..

가파도를 떠나려기 위해 상동 포구에 가니..

이날 함께한 오름사랑님들께선 거북손이라는 조개를 까서 먹고 있었다..

 

마치 도마뱀 발톱처럼 생긴것인데..

어렸을적 촌 앞바다에서 많이 흔히 볼수 있었지만..

이렇게 간식거리처럼 먹을수 있는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누가 한봉지 가득 사왔고..

 

거북손 조개를 파는 할머니 자판엔..

거북손이 바구니 한가득 쌓여있었다..

 

쪼그려 앉아 이쑤시개로 콕 찍어 빼먹는데..

 

그 맛이 마치 살짝 데친 문어다리 맛이라고 할까..

쫀득쫀득하고 맛있었다..

 

신기한듯 그 주변에 모여들고..

한 가득 사드리고..

맛있다고 할머니께 말씀드린다..

 

가파도 할머니께 사진 찍자고 하니..

쑥스러워하시더니..

이내 몸가짐을 곱게 잡으신다..

할머니 덕분에 맛난거 잘 먹었습니다..

 

가파도에 들어오고..

이내 가파도를 떠날 준비를 하는 삼영호는..

사람들을 내 뱉고, 다시 사람들을 흡수한다..

 

가파도에 머물 사람들과 떠날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발 디딜틈이 없었다..

 

가파도를 떠나기 전에 바라본 풍경..

맑은 하늘아래 구름이 두개 두리둥실 떠다니고....

송악산쪽 풍경들이 교차되며 서있다..

 

가파도를 떠나는 배에 올라탔다..

 

제주도 본섬을 향하는 배에 올라탔다..

마치 생의 마지막에 서있는 것처럼..

인생 무상함을 막 느끼려하는 참..

배는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배에서 바라본 바다와 송악산..

그리고, 하늘 풍경..

가파도에서 바라본 풍경이랑 별반 다를게 없어보인다..

 

배는 출발하고..

때 마침 심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맞서며..

바다를 느껴본다..

 

점점 멀어져가는 가파도를 하얀 물줄기로 길게 맞이해주고..

 

점점 멀어져가는 풍경처럼..

점점 기억속으로 사라질테지..

 

청보리밭 평야가 아직도 그 곳엔 남아있고..

 

바다위 떠다니는 유토피아적 마을의 모습이 고요하게 남겨진듯 하다..

 

바다와 바람을 헤쳐나와..

그렇게 제주본섬으로 들어간다..

 

청보리 바람의 살랑거림..

갯무꽃의 외로눈 흔들거림이..

아직도 내기억속 느낌으로 남아있는 듯 하다..

 

 

잡힐 듯 말 듯..

다을 듯 말 듯..

 

바람은 그저 스쳐지나가지만..

바람의 기억은 영원히 남겠지..

 

그저 영원토록 남고 싶을뿐이다..

 

 

 

 

 

 

 

가파도 청보리의 봄 바람.. 11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