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이야기(Orum Love)

제주도 여행 - 겨울의 하얀 물영아리 분화구에서의 파스텔 하늘 풍경..^^

희동이(오월의 꽃) 2011. 2. 3. 00:30

 

 

물영아리 오름 삼나무 숲속 천장..

너무나 곧고..

너무나 높아..

그리고, 하얗게 내려왔어.. 

 

눈이 쌓였건만..

그래도 계단은 계단인지라..

입을 살짝 벌린듯 틈틈히 비어있는 하얀 계단의 모습.. 

 

물영아리의 가파른 계단 중간중간 쉬라고 있는 휴식터..

계단으로 올라가다보면 3군데나 놓여있어..

힘들만할때..

땀이날때쯤 이 곳에 잠시 쉬면 된다..

이날은 눈의 푹신한 벤치..

하지만..

힘들지 않은터라..

그냥 바라보기만 할뿐 그냥 지나쳐본다..

 

어두운 계단에서..

밝은 계단으로..

하얀 눈이 묻어버린 삼나무 사잇 계단길은..

너무나 밝고 새하얀 계단길..

 

또 다른 세상인듯..

너무나 깊이..

너무나 멋지게..

눈의 나라로 들어가본다..

 

길은 길다란 손길로 가로 막듯이 감싸안고..

마치 516 숲터널길인 듯한 이 곳을 빠져나간다..

 

흐리지만..

하늘이 보이고..

물영아리 오름 분화구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데..

 

휑한 겨울나무가지 사이로 하얀 분화구의 모습이 다가오고..

 

오름 분화구속으로 계단에 들어설때쯤이면..

 

지금은 하얗지만..

청푸르던 8월의 그날의 웃음짓던 모습이 떠오른다..

 

분화구를 지키고 있는 초소..

 

오름 분화구 주위를 둘러보니..

뒤에서 걸어오는 연인같은 모습..

왠지 이 곳은 남자의 오름도 아니고 여자의 오름도 아닌것 같다..

 

그들이 지나간 빈자리..

하지만 그 왼편의 풍경은 그대로인데..

 

갑자기 펑펑 눈이 내리고..

한치앞도 안보이는 순간이 다가온다..

 

세상이 끝날때까지 눈이 펑펑 내릴것 같다..

 

굳게 닫혀있는 집앞..

누군가 열어줄듯이 그 앞을 서있지만..

어느 누구도 열어주지 못한다..

 

우리가 왔었던 길은 눈이 수북히 쌓여가고..

이대로 이런 세상으로 끝나는구나 하는 맘을 가질려는 찰라..

 

슬픔이 가면 기쁨이 오듯..

맑은 하늘이 눈앞에 펼쳐진다..

 

파스텔 같은 하늘 색..

파스텔 같은 하얀 색..

 

방금전까지만해도 잔뜩 흐렸던 하늘이..

맑게 비추어주니..

당황스러워진다..

 

이대로 맑고, 밝게 갔으면 좋겠는데..

 

이대로 항상 좋은날만 있었으면 좋겠는데..

 

언제나..

 

항상..

 

 

 

 

 

 

겨울의 하얀 물영아리 분화구, 1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