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이야기(Orum Love)

제주도 여행 - 하늘 높이 삼나무에서 눈이 떨어지는 물영아리를 올라.. ^^

희동이(오월의 꽃) 2011. 2. 2. 14:36

 

 

 

물영아리 근처 숲속에 접어드니..

빽빽한 삼나무 숲길은 눈의 잔디로 하얗게 깔려있었다.. 

 

초록의 나뭇잎들은 하얗게 덮어가고..

눈이 부신다..

 

앙상한 나무가지결을 따라 길게 안겨진 눈의 가지..

 

너무나 날카로운 철말위로는 눈이 앉을 여유가 없는지..

그저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데..

 

다시 숲길 깊숙히..

 

물영아리 앞 목장에는 하얀 눈 밭이더라..

 

애타게 눈을 꽂으며 매달리고 있는 두개의 철망..

 

삼나무와 목장 사이의 경계를 가르는 철조망을 따라..

저 멀리 눈의 내림을 쫓아본다..

 

눈을 갖직한채..

당연한듯 합쳐진 모습..

 

저멀리 뿌여게 그려지는 오름 능선이 어딘지는 분간이 안간다..

지금 생각해보니..

분명 저쪽에는 오름이 없을터인데..

어디지??

물영아리 앞 목장에서 서편 쪽 나라인듯..

 

목장안 어느 묘의 자리인듯..

작은 나무가 홀로 서있지만..

오늘은 저번보다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목장안 풍경을 담는 또 다른이..

같은것을 두고 다르게 보고 있겠지..

다른것을 두고 같은 느낌으로 담고 있겠지..

 

물영아리에 들어서면 바로 옆에 놓여있는 산소는 어느덧 하얀 묘로 변하고..

 

깊은 눈길을 헤치며 다시 함께 올라가 준비를 하고..

함께 이날의 느낌을 담아본다..

 

물영아리 오름 습지보호지역..

겨울 전후로도 습한 이곳..

습한지라 뱀이 많은데..

예전 여기 왔을때 뱀을 보고는 간이 콩알만했던 기억이 난다..

 

오름 식생물의 안내판은 하얀 덮게로 덮어버리고..

너무나 기여운 핫바처럼 차근차근 놓여있다..

 

높디높은 삼나무의 천장에서..

길디길은 나무줄기를 따라 시선이 내려앉아 보니..

 

하얀 눈으로 덮여 그 모습을 잊혀버린 계단의 틀이 보인다..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건지..

그저 오르막길을 오르는건지 분간이 안가지만..

눈의 푹신함으로 편하게..

눈의 미끄러짐으로 때론 긴장하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본다..

 

나무에서 갑자기 눈이 우르르 떨어지는데..

마치 눈에 안보이는 거대한 누군가가 마구마구 삼나무를 흔드는것 같았다..

더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듯..

 

그래도 이제야 시작인데..

그래도 끝을 봐야 제 맛인데..

 

잠시 한 걱정같지 않은 걱정을 뒤로한체..

꿋꿋히 올라가본다..

 

 

 

 

 

 

 

겨울 눈으로 가득한 물영아리, 1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