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이야기(Orum Love)

제주도 여행 - 눈내리는 물영아리에서 서로의 모습과 눈세상을 담기.. ^^

희동이(오월의 꽃) 2011. 2. 1. 00:58

 

눈이 내린다..

눈꽃이 만들어진다..

 

그것도 조용히..

그것도 천천히..

 

온세상이 하얗듯..

원래 하얗듯이..

 

하얀 눈꽃송이가..

 

그 세상을 담고..

그 세상을 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함께하는 이를 하얀 눈 세상에 빗대며..

가까이 있지만..

눈내림 경계 사이엔 하얗고 조금은 머나먼 뿌연 모습이..

 

그림같은 풍경속에..

그림같은 집 한채..

 

물영아리 입구 초입..

그 곳의 풍경에 잠시 머물다..

물영아리 오름으로 가는 팻말에 눈을 돌린다..

 

'참.. 슬슬 물영아리로 가볼까나..'

 

아직도 그 곳 풍경에 머물고 있는 이들..

이제 슬슬 걸어 들어가보자 하며 물영입구를 향해 눈짓해본다..

 

눈이 내리는 물영아리로 가는 길은 어느 누구의 흔적이 없었다..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갑자기 펑펑 내리는 눈..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 길..

 

점점 쌓여가는 눈..

그 속을 헤치며..

그 속을 피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눈의 무게에 의해 더욱 고개 숙인 풀가지..

눈길에 다을듯 말듯..

길목에 닿고 싶음에 더욱 애타게 노력하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가니..

눈이 잠시 멎는다..

그리고, 왠 얇고 길다란 흔적이..

생각해보니 노루 아님 고라니의 발자욱이란거..

이 눈 밭을 헤치며 어디로 갔을까..

나 보다 먼저 이 곳을 밟았을 그 녀석을 생각하니..

아주 잠깐 소심함의 부러움을 내비쳐본다..

 

슬슬 보이는 물영아리 오름의 실체..

 

뒤 돌아보니..

나의 모습을 찍더라..

그리고, 너희들의 모습을 찍더라..

 

유독히 툭 튀어나온 나무..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느낌에..

조금은 이국적인 풍경을 담아본다..

 

소나 말들이 못 지나가게 쳐논 울타리 위로 하얗게 변해가고..

꾸불꾸불한 울타리로 넘어 들어가본다..

 

훤하게 들어오는 물영아리..

하얗게 변해가는 삼나무들..

 

이제 그 곳, 그 날의 풍경처럼 하얗게 떠는 이들은 자연스레 풍경과 녹아들어가는 것 같다..

 

물영아리하면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으로 유명한 곳인데..

이날 만은 눈의 오름으로 나에겐 더욱 기억되며 유명한 곳으로 남을것 같다..

'물영아리 설지..' 이케..

 

작고 얇은 나무가지로 너무나 푹신하게 쌓은 눈덩이..

 

 

 

당연히 차가울텐데..

당연히 무거울텐데..

 

어찌 따뜻해 보이고..

어찌 가벼워 보인다..

 

 

눈내리는 물영아리, 1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