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이야기(Orum Love)

제주도 여행 - 겨울 눈이 소복 쌓인 궤물오름 정상에서의 하얀 풍경들..^^

희동이(오월의 꽃) 2011. 1. 1. 14:20

 

 

 

아직 그 누구의 흔적도 없을 것 같은 그 곳에서..

저기 저멀리 나무에 달린 나무의 인식표를 바라보니..

여느 태초의 순간부터 누군가가 여기에 왔을터라..

먼곳의 상상력을 끌어와본다..

 

눈부시 햇살이 비춰주는 곳의 풍경..

작은노꼬메와 큰노꼬메의 이어짐 위로 오전의 한창인 햇살이 눈을 녹이기 위한듯 강하게 내리째고 있다..

 

앙상한 나무가지 아래로는 눈과 어우러진 나무그림자..

 

눈 위에 하늘이 그리고..

햇살이 색칠한듯한 모습이 눈과 함께 부드럽게 느껴진다..

 

점점 옅어져가는 나의 그림자..

 

똑바르지 않은 나의 지난 발자취..

다시 똑같이 되짚어가야 하는걸까..

 

하얀눈의 아름다음을 시샘하듯 너무나 날카롭게 내리째는 햇살의 얼굴은 너무나 눈이부셔..

그 형태를 알아볼수가 없다..

 

맑은 하늘은 구름과 나무의 이어짐은 계속 되고..

 

나의 짊어짐은 잠시 벗어둔체..

아주 조금 미세함의 자유몸을 만끽해본다..

 

잠시 누어..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등으로부터 점점 올라오는 눈의 냉기를 참다못해 일어나기..

 

나무가지는 검게 그리우고..

파람이 너무한 진득하게 진득한 구름과 어우러지며 움직이고 있다..

 

층층이 심어진 방풍낭 넘어넘어..

 

아직은 가보지 못한 작은노꼬메 오름을 다음에 꼭 오르리라 기약하며..

바라본다..

 

하늘색 하늘 아래 점점 쌓인 구름들..

 

도심속 하얀 눈들의 공간은 인위적인 건물인듯 하루 이틀사이에 지어졌고..

 

하늘색을 받았는지 이곳의 눈은 차갑고도 퍼렇게 색을 바라고 있다..

 

나의 이기심에 파혀진 눈 덩이는 너무나 가벼히 덩어리져있고..

먼곳의 나무가지끝을 기다리는 듯이 놓여있다..

 

저곳으로부터 왔을법한 흔적의 이어짐은..

이곳으로밖에 않이어진 듯하고..

 

나를 감시하던 까마기는 나의 시선을 의식하자..

아닌척 딴곳으로 바라본다..

 

하늘붓은 너무나 열심히 그렸는지..

붓털은 많이 떨어져 나가..

이 다음부터는 거치른 그림만이 그려질것 같다..

슬슬 내려갈 마음을 정한다..

 

이 곳, 이날 혼자의 마음을 몇년 후엔 기억이나 할수있을까..

 

잠시 생각하며..

잠시 모든것을 전부다 끄집어내다 좋은 기억에 잠시 멈쳐 생각하며..

 

 

 

 

 

 

 

궷물오름, 10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