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몰아치는 눈..
새벽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우리를 따라 오름까지도..
나의 안면에 세차게 불어치던 날..
이 곳에 오기전부터..
과연 갈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두려운 마음은 이전 내리 눈과 함께 녹아버리고..
설레임의 하얀 눈이 때론 기다리고 있다가..
마침 이때다 하면 뿌려주는데..
겨울의 냉랭한 억새들..
억샌 바람에 맞서느라 가느려질 수 밖에..
이 곳에서 저 끝으로도 제법 하얗게 물들어가고..
겨울의 억새는 눈을 잡기위해 손가락 사이를 좁히며 오므리고..
눈은 안고 낮게 누어있는 땅의 기운을 받고는 그저 서 있다..
눈으로 쫙 깔리 화이트카펫로드..
정물오름으로 향하는 시멘길 위에도..
부드럽게 푹신한 하얀카펫이 깔려있었다..
눈 내리고, 쌓여가는 정물오름은 처음인지라..
그 곳에 모여..
오름을 오르기전 서로에게 인사하기..
삼나무 방풍낭 잎 위로..
점점 하얗게 쌓여가는 하얀 이파리..
샘이 있는 정물오름..
예전 보다 맑아진 정물 샘..
겨울에 알맞게 얼어가고 있는 듯한 모습..
가벼운 듯히 서있었을 강아지풀은 하얀 눈을 머금고..
더욱더 고개를 숙이는데..
차가운 눈을 언저리에 놓은게 아니라..
따뜻히 옷을 입어놓아 버린게 아닌가..
함께 서있고..
함께 같은 방향을 향해 흔들리는..
오름 안 품안에는 눈이 안쌓였네..
오름 안 산위에는 눈이 쌓였네..
정물오름 서쪽면 가파른 탐방로 계단을 오르며..
소나무 숲길 사이로..
힘들듯 말듯 하며 올라가본다..
소나무 가시바늘을 뚫고 앉아있는 눈송이..
저 멀리 하얀 풍경을 바라보며..
부러움의 시선을 던지는 듯한 하얀 눈꽃송이들..
나의 시선과 같으랴..
정물오름, 1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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