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이야기(Orum Love)

제주도 여행 - 길다란 남영목장길을 걸어 가을 억새의 따라비 곁으로..^^

희동이(오월의 꽃) 2010. 11. 5. 00:30

 

 

 

바람이 조금은 쌀쌀하게 불던 토요일 오전..

가을이면 생각나는 억새를 만나고자..

억새하면 생각나는 오름을 만나고자..

 

동쪽 동부산업도로(번영로)를 달려..

남영목장 입구에 도달한다..

 

버스정류장, 그리고 방풍낭 뒤로 살짝 보이는 성읍리 개오름..

띄엄띄엄 구름들의 움직임이 놓여있는 하늘을 바라본다..

 

가을 억새를 보고자 선택한 오름은 따라비 오름..

따라비에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대록산을 넘어 들판길을 걸어 들어가는 방법..

보통 사람들이 자주가는 방법은 가시리 마을로 들어가지만..

나는 좀더 걷고 싶고..

좀더 가을 억새의 만연한 길을 느끼고자 남영목장길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결정했다..

 

남영목장 입구에 나의 꽃님이 쏘울이를 세워놓고..

목장길에 들어서본다..

 

제일 먼저 나를 맞이한건..

남영목장길 입구문..

굳게 잠겨진 문 옆으로 몸을 숙여 들어간다..

 

길게 놓여신 삼나무 사잇길..

길게 늘여진 전봇대 전기줄..

하야구름 아래 파란칠한 듯 구름색과 하늘색의 위치가 바뀐듯한 하늘..

이 길위로 불어오는 바람..

 

아직 덜 피어난 억새의 한 손의 흔들림을 무시한체..

 

끝없이 이어진 이 길을 걸어들어간다..

마치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넘어가듯이..

 

지난날의 화려함은 어디에..

너무나 차갑게 매말라버린 산수국..

 

억새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삼나무의 방풍낭 맥이 끈어진 사이로..

따라비 오름의 통통한 엉덩이가 살짝 드리내운다..

 

하늘을 점점 하얗게 가득체우기 위한듯이 칠하는 하얀 억새..

 

하늘의 구름이 불규칙하게 그려진 이유는..

붓칠을 하늘 억새의 움직이 바람에 따라 너무나 다르게 흔들려서..

 

따라비로 향하는 길..

구름의 움직임 또한 심상치 않고..

길에 대한 확실함이 없는 나의 마음이 고동치고 있다..

 

남영목장길을 벋어나니 왠 도로길이 나온다..

알고 보니 근처 사이프러스 골프장길..

왼쪽편이 바로 목장길이고..

한 길 차이로 너무나 다른 느낌의 길목이 놓여있다..

 

하늘향해 주렁 매달려있는 하늘타리..

 

하늘과 구름, 억새의 바람에 관한 향현이 멋진 들판..

 

그림을 그리듯이 하늘 향해 손짓하는 억새..

 

그리고 왠지 강아지풀 보다 독해보이는 수크렁..

 

수크렁이 억새만큼이나 가득한 밭을 지나..

 

바람방향을 따라 고개 숙인 억새밭을 지나..

 

높디 높은 하늘 아래..

넓디 넓은 대지 위로..

 

따라비의 모습이 '짠'하고 나타난다..

 

이 들판을 걷고 넘어..

따라비의 품을 향해 슬슬 들어가볼까나..

 

 

 

 

 

 

남영목장길로 들어간 따라비 오름길, 10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