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비가 약하게 내리는 날..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우중산행..
그래서 더욱 끌리는 오름 산행이였습니다..
오늘만큼은 우산이 주인공인듯..
선명한 우산 앞으로 오름사랑님들의 흔적들이 멀어집니다..
초점에 연하게 그려지듯..
비내림의 지워지는 듯..
나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님들 풍경..
나무가지에 점점 모아지는 하늘의 눈물..
가시의 쓰디쓴 눈물 또한 눈물임을..
알려주는듯 아직은 애타게 매달려있습니다..
넓은 평원..
한 묘지..
그 위 나무 한그루가 안개에 어울려 연하게 서있습니다..
조금은 멀어진 곳..
서로 바라보는 듯한 묘가 안개의 통로를 통해 들릴듯 말듯한 대화를 주고 받는듯한 벗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안개를 간직한 우직한 삼나무 사이의 계단위로 발걸음을 차근차근 놓으며..
그런 풍경에 감싸 안기며..
차근차근 올라갔습니다..
비를 감싸며 내리는 빗물처럼..
우리의 등줄기에 땀이 내릴려는 순간 중간 쉼터에서 잠시..
비의 여유름 즐겨봅니다..
그날의 얌전한 빗소리처럼..
안개의 깊은 숲속..
그 통로로 다시 걸어 올라가고..
안개를 사로 잡기에는 휑한 겨울 나무들..
하지만..
겨울나무의 가지는 안개의 눈물을 간직합니다..
물영아리의 습지.. 빗소리.. 안개의 빛..
그리고..
눈물꽃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오름에선 정말 오랜만에 뵈는 혜지니님이랑 난다님..
조신하게.. ^^
비오는 중이라..
더욱 물이 차오르는 물영아리 분화구 습지..
고마니의 꽃은 겨울잠을 자는 듯..
그저 누어있는 풀처럼 숙연히 비를 맞이합니다..
올 가을의 화려한 생기를 기다리며..
물영아리, 1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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