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이야기(Badang Love)

제주도 여행 - 나의 추억이 깃든 곳, 신산리 앞바다 농개(농어개)의 따뜻한 풍경.. ^^

희동이(오월의 꽃) 2014. 2. 18. 00:30

 

 

이번 주말은 촌에 제사가 토,일 연이틀 제사가 있는터라 설날 이후 고저 2주일만에 신산리에 가게 되었다..

전일인 토요일에는 고조할아버지 제사..

그 다음날인 이날은 증조할아버지 제사..

그래도 연이틀 이어진 제사라 촌에서 지내는 시간이 너무나 여유가 넘치는듯 하다..

느긋하게 신산리 앞바다의 바람 풍경을 보기위해 일요일 오후의 시간을 내어보는데..

 

 

어렸을때 많이 놀러다녔던 이곳은 농개..

어느순간부터 이국적 풍경의 야자수 나무도 심어져 있고..

제법 휴식터의 모습이 놓아지듯 그려져 있다..

 

 

바다를 향한 벤치..

파란하늘과 새의 날개처럼 휘날리는 구름의 풍경이 멋지기가..

바람도 전혀 차갑지 않고, 어느새 봄이 다가온듯한 풍경이 좋기만 하다..

 

 

허걱, 헌데 그 곳엔 왠 한라산 순한소주 빈병들이..

전날 누군가 밤바다와 함께 깡소주 한잔 넘게 하셨나..

그리도 병은 치워주시징..

 

 

이 자리에서..

내가 어렸을때 뛰어놀던 바다위 현무암 바위의 이어짐..

그리고 헤엄치고 낚시 했었던 바다..

낚시포인트하며 어느 한 지점 안 밟아본 곳이 없는듯 싶은데..

추억의 한장면, 한장면이 스치듯 지나간다..

 

 

한동안 여기 안온사이 팬션형 카페도 이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Bium..

 

비암??? 뱀??

다음에 꼭 차한잔 마셔봐야겠다..

 

 

슬슬 바다로 내려가볼 시간..

어렸을때부터 이 곳은 돈물(용천수)이 나오는 곳으로,

친구들과 낚시도 하고 수영도 하며 놀던 곳이였지만,

특별히 이름같은것 있는지도 몰랐다..

몇해전부터 이렇게 동네 휴식터로 탈바꿈하며, 농어가 많이 들어오는 어장이라는 농개(농어개)라 이름도 공식적으로 지어진듯 하다..

 

 

예전에 이런거 없어도 더 좋았고, 더 자유로왔는데 이 공간이..

조금은 아쉬워지는데..

저 멀리 뽀족히 튀어나온곳은 신산리 옆동네 삼달리..

 

 

신산리 사람이라면 다들 자기만의 공간이라 불릴 이 곳이..

이렇게 인위적으로 바뀐것에 대해 여러 만감이 오갈 듯 싶은데..

나는 왠지 이렇게 변한 모습에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이 곳이 농개..

한라산에서부터 흘러 내려온 용천수를 가두고..

바닷물이 들어오는 구간을 커다란 용암돌로 인위적으로 막아둔 곳..

 

 

맑고 시원한 물이 바다를 향해 흘러가고 있다.. 

 

 

여름이면 남녀노소 시원함을 즐길수 있고..

얕은 물 위로 돌다리도 차근차근 놓여있는지라 조심조심하며 이 곳 저 곳을 옮겨갈수 있다..

 

 

3년전인가 마지막으로 예비군 훈련을 받을때 이 곳에서 훈련 받기도 했는데..

벌써부터 올 여름의 뜨거움에 만발의 대비를 요하는 것 같다..

 

 

동쪽으로 향한 하늘 풍경..

 

 

바다와 민물을 가르는 검은 돌길..

내가 국민학교 3학년때쯤인가 아버지가 이 곳에 그물을 걸어 놨는데..

다음날 상어가 그물에 잡혀 온 동네 사람들이 우리 초가집에 모여들어 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상어를 동네 어느 어르신께 팔아서 맛은 못 봤지만..

어린 나에게 있어선 대개 대단한 일로 느껴졌었다..

 

 

움푹 패인 곳에서 한없이 나오는 돈물..

돈물은 정식 명칭으론 용천수이지만..

어렸을때는 저희 촌에선 돈물이라 불려왔기에 나의 머리속엔 돈물이란 단어록 입력 되어있다..

실제로 맛을 보면 일반적 물과 달리 달달한 맛을 느낄수 있다..

 

 

늦은 오후 서쪽으로 기울어가는 눈부신 햇살..

 

 

낚시를 해보았지만..

물고기의 입질을 전혀 못 느꼈다..

물고기들이 예전만큼 없나보다.. 

아쉬움으로 낚시질을 접고, 낚시대를 돈물에 헹구고 햇빛에 말린다..

 

 

이 곳이 돈물이 나오는 곳..

여름에는 어름처럼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느낌..

 

 

이 겨울 두발 담가보지만..

전혀 차갑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느낌만이 감돈다..

 

따뜻한 옛 추억처럼..

 

 

제법 자연을 갖고 인위적인 공간을 만들어놨는데..

이 곳 저곳에 녹색의 돌표면이 눈에 들어온다..

 

뭐가 잘못되어져가는 이 느낌..

 

뭘까..

 

 

그래도, 슬픔속에선 예술의 경지가 타오르듯..

마치 자연의 조각 미술품같은 풍경이 품안에 놓여 있는다..

 

 

 

이날의 살아있는 풍경..

파란하늘 아래, 하얀 구름의 녹아듬..

상쾌한 바람아래 겨울바다의 생동감 넘침.. 

 

 

이 토록 맑고 투명하게 흐르고..

이 곳은 정말 아름답게 빛난다..

 

 

바위에 악착같이 붙어있는 고메기들..

 

 

내가 뒤집어 놓은것이 아닌데..

어느 고메기는 외눈뜬체 하늘을 향해 누어 있는다..

 

 

바다와 민물 사이..

마치 먼 바다를 그리워하며 목 빠지게 서있는 녹색의 돌들..

밀물때가 되면 다시 바다의 차지가 될 것을..

참고 기다리며 돈물의 차갑고 시원함을 느껴본다..

 

나의 어릴적 풍경이 스치듯 지나가고..

이 흐릿한 풍경과 함께 기억속에 깊이 자리를 잡아본다..

 

 

하늘, 구름, 바다, 돌, 물, 바람이 함께 어울리던 이날..

 

이 고요하고, 상쾌한 풍경이..

내가 어디에 있든..

내가 어느 시간에 있든..

 

늘 함께하기를 기도해본다..

 

 

 

 

 

 

 

 

나의 추억이 깃든 곳, 신산리 앞바다 농개(농어개)의 따뜻한 풍경.. 1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