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이야기(Orum Love)

제주도 여행 - 가을속으로 걸어 나오며 소 구경을 했었던 물영아리오름 산책.. ^^

희동이(오월의 꽃) 2013. 10. 27. 00:30

 

 

서귀포시 남조로에 위치한 물영아리..

물영아리는 세계 람사르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

세계적 지리적 학술지로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오름을 향해 길게 늘어선 탐방로..

 

습지구역이라 그런지 '뱀조심'이라는 특별한 표지판..

 

눈부신 하늘의 햇살이 느껴지는 천장 아래 너무나 길고 높다랗게 자란 삼나무 숲길로..

 

700개가 넘는 나무계단을 오르니..

정상 분화구 가까이에는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다..

 

오름 분화구에서 잠시 쉬고..

다시 오름을 내려오는 도중..

탐방로 옆에 보이는 잘려나간 나무 단면엔 그 나이를 가늠할수 없을정도로 나이테가 그려져 있고..

그 세월위로 녹색의 이끼가 끼어 자라고 있는다..

 

오름을 내려오고..

물영아리 앞 들판에 수많은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데..

 

올랐을때 없었던 소들이 어디서 이렇게 모여들었는지..

오름이나 들판에 가면 가끔 보는 소들이지만 이날따라 더욱 신기하게 느껴지기만 하다..

 

풀 뜯는 소리..

풀밭을 밟으며 지나가는 소리..

그런 풍경이 너무나 신기해하며..

 

우람한 소의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여 잠깐 선체 구경해본다..

 

수크렁 사이로 고개를 숙여서 그런지..

목이 없는 짐승 같아보이고..

 

근데 이상하게도 수크렁풀은 안먹는다..

그러니 천적이 없는 수크렁은 해마다 달리 그 개채수가 기하학적으로 많이 자라나있는것 같다..

 

소구경하는 일행들..

 

보고 또 봐도 신기한걸까..

 

그런 기분에 이끌려 기울린 나무액자속 풀뜯는 소의 모습을 담아본다..

 

철조망 넘어..

 

그 안에 갇혀버린 흐릿함의 풍경..

 

멍하니 소들의 세상을 바라본다..

 

빼꼼 고개를 내밀며..

느리고, 시간이 멈쳐버리는 듯한 세상을 바라보고 느껴본다..

 

언제부터 내가 욕심이 생길걸까..

왜 급하고 빠르게만 살아야만 하는걸까..

 

수크렁 사이에 자라난 풀을 뜯기위해 흔드는 거친 소들의 몸부림..

 

이제는 아무도 없는 거리를 나무의 놓여진 보폭에 맞추며 발 맞춰 나간다..

 

어느새 소들의 세상이 되어버린 물영아리..

아쉽지만 우리들은 이제 이 공간을 소들에게 넘겨준다..

 

 

오름을 내려오고 쌀쌀한 가을날씨에 어울리는 파전 한접시..

 

 

그리고, 뜨끈한 닭칼국수 한그릇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본다..

 

이날 유난히도 차가웠던 가을날..

 

가을 들판길을 걸으며 가을의 품속으로..

 

 

 

소 구경을 했었던 물영아리오름 산책.. 1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