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이야기(Olle Love)

제주도 여행 - 잘려나간 아쉬움의 길목에 선 가파도 황금보리밭 올레길을 걸으며.. ^^

희동이(오월의 꽃) 2012. 5. 27. 00:30

 

 

노인과 바다..

 

가파도 올레길의 정방향으로 시선을 더하고..

가파도 올레길의 반대방향으로 외면해보며..

 

 

하늘을 향해 올가가다 멈쳐선듯한 바늘..

가파도 서쪽 해안 올레길위로 자전거로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

 

돌담 넘어 초록과 갯무꽃의 보라..

어느 꽃의 노랑이 어울어짐..

 

낮은 벽화의 구불구불 이어짐..

 

돌담 울타리로 이어진 아주 작은 텃밭은 그냥 내버려둔지 오래인듯..

잡초가 무성한데..

 

어느정도 걸어가자 비포장 흙길에 들어선다..

드넓은 바다와 함께..

시원한 파도 소리와 함께..

 

바다 능선 위로 마라도가 아주 작게 보이고..

파도가 물밀듯 다가오지만..

금세 빠져나가기를 반복한다..

 

마라도를 닮은 어선..

그 움직임은 너무나 빨라서..

고개를 돌리고 다시 바다로 보니 어느새 마라도를 지나치고 있을정도였다..

 

왼편 샛길로 살짝 올라서보자..

 

황금 보리풀결이 나풀거릴줄 알았던 곳은..

어느새 잘려나간지 오래인듯..

휑하지만 지난날의 화려함은 그 황금색으로 여전히 남아있었다..

 

가파도초등학교 후문길..

고인돌 선사 유적지로 추정되는 거대한 돌..

그 주변을 감싼 금빛의 풀결들..

 

왼편은 흙갈색의 밭과..

오른편에 황금색의 보리밭이 올레길 사이로 뚜렷히 구분되어지고 있었다..

 

황금보리밭과 마을 풍경..

나는 이날 따라 전봇대의 전깃줄 이어짐이 크게 눈에 들어왔다..

 

한창 청색으로 휘날렸을때가 엇그제였을터..

어느새 황금색으로 익어버린 보리는 이제 베어질 날만은 기다리는 듯..

무미 건조하게 서있다..

 

잡초도 황금 물결로 어울어지고..

그 품안에 숨겨진 갯무꼿만이 보라색과 초록의 빛으로 눈에 띄게 서있었다..

 

바삭바삭 타들어가는 보리..

 

황금보리 위로 튀어올라온 잡초무성이..

 

그 색만으로 보면 함께 어울림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터..

 

이래저래 고개 꺾힌 보리들이 사람의 손결을 기다리는듯하다..

기계속에서 보리 알맹이 분해가 일어남을 상상하며..

 

낮은 돌담길을 걸어가는 한 여인의 뒷모습..

자꾸자꾸 시선이 그쪽으로 향해진다..

이날 가파도에서 먼 시선의 인연이 될듯..

 

보리가 베어진 모양을 닮은 이 길을 따라 나도 서서히 움직여 나가본다..

 

점점 다가오는 학교안의 모습..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며..

황금보리 물결을 더 찬란하게 느껴을터..

조금 아쉽지만..

 

지금 잘려나간 아쉬움의 모습도 꽤 갠찮다 생각하며..

 

앞으로 잘려나감의 모습을 퍼즐처럼 이어가며 찬찬히 걸어가본다..

 

 

 

 

 

 

가파도 황금보리 올레길.. 1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