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게..
바다는 낮게..
그 어울어짐이 심심치 않게 놓여진 등대와 고깃배의 교차..
하얀 물줄길을 일으키며 제주도 모슬포항의 본섬과는 더욱더 멀어져가고..
가파도에 가까이 다가서자..
뱃사람들은 뱃머리에 기대며 골반을 살짝 옆으로 틀어본다..
가파도 상동 대합실 옆 공터에선 막 수확한 보리 말리기가 한창이다..
봄햇살과 바닷바람에 어울리며 말라가는 가파도의 청정보리..
어느 밭골의 모습처럼 가지런힌 갈려나간 보리층의 모습이 어느 대지의 밭 같다..
평생을 이렇게 열심히 사셨을법..
항상 고생많으셔요..
4월 청보리때와는 달리 가파도 서쪽편으로 먼저 돌기로 결심했다..
올레길식당 할아버지..
나를 보더니 반갑게 맞아주신다..
헌데 하시는 말씀이 왜 혼자라냐고..
배우자(애인)와 함께 다니라며 나무라시는데..
맘속으로 뜨끔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나의 심정을 알았는지..
말씀 하나하나가 나에게 힘이 되었다..
할아버지 고마워요..
작은 지게차..
커다란 경운기..
그리고 주차되어있는 녹슨 트럭..
가파도 해안 올레길..
이 오묘한 어울림..
오래된 가파도 돌담을 엉키는 넝쿨의 모습이 비비작작 어지러워 보이는데..
평평하게 이어진 전깃줄..
앙상하게 변해버린 나뭇가지는 대나무인듯 하고..
그 뒤로 점점 회색빛이 되가는 허름한 가정집은 누군가의 주인을 기다리는 듯..
쓸쓸히 그 자리를 채우는것만 같았다..
이날의 하늘..
하늘아래 어울어진 마을 돌담길이 제주도 본섬과는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파란 벽을 차지한 넝쿨..
낮은 벽화길..
마을 돌담길을 따라 곳곳 떨어지고..
다시 이어지는 모습이 보이는 동네 해안길을 따라 가파도 서쪽으로 향해간다..
보라 핑크로 피어난 갯무꽃..
돌담이 오목조목 이뿌게 쌓인 안쪽이 궁금하여..
그 이끌림속으로 빠져들어가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을 어느 집의 바다로 향하는 쪽문인셈이였다..
소박한 마당..
소박한 빨래줄..
소박한 삶..
돌담으로 이어진 가파도 서쪽 해안 올레길을 오목조목 걸어나가본다..
이 오목조목 쌓인 돌담의 무게를 생각하며..
가파도에 사시는 사람들 삶의 무게를 생각해보며..
5월의 가파도.. 1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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