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이야기(Orum Love)

제주도 여행 - 단풍물 드는 가을 한라산.. 돌아가며 가을을 다시 느끼다..^^

희동이(오월의 꽃) 2009. 10. 16. 05:50

안개에 가리워진 백록담을 뒤로하고..

한라산 정상에 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표지목을 담아본다..

 

올라오는 사람들..

내려가는 사람들..

 

내려가는 나는 좀 더 여유로운 맘을 갖고 여유롭게 내려갈 수 있어서 좋다..

 

한라산 정상을 올라가는 내내 흐렸던 그날..

바람에 휩쓸려 서귀포의 풍경이 보였다가 가리웠다 하는 불규칙함으로 다가온다.. 

바다에 어스름풋이.. 고요하게 떠있는 범섬이 보이고..

 

하늘 높이의 햇살은 구름 솜사탕을 녹이듯 내리 째고 있다..

 

제주를 정복할듯 갑자기 나타난 구름의 출몰..

주위 구름과 안개를 흡수해 자기의 거대함을 이루는것 같았다.. 

한번도 안 가본 고근산이 보이고..

고근산에서 바닷가쪽으론 서귀포월드컵 경기장도 보인다..

지금까지 한라산을 오르면 이렇게 환하게 서귀포의 풍경을 본건 처음이다..

오늘 백록담의 풍경을 못 본 아쉬움이 서귀포 풍경에 녹아들어 사라진다..

 

거센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안개와 구름에 보였다 말았다하는 서귀포 풍경의 감동을 뒤로하고 1800고지 밑으로 내려간다.. 

맑은 하늘색.. 맑은 구름색..

그 밑으론 더욱 선명한 주목들..

요즘 진달래밭부터 정상까지 탐방로 공사가 한참중이였다..

아마 눈꽃이 피기 전쯤이면 나무계단을 밟으며 정상을 오를수 있을 거 같다..

 

진달래 밭으로 내려가는 주목 숲길..

그 사이로 사라오름이 살살 보이기 시작한다.. 

1800고지 이상에서나마 볼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려가는 주목과 구상나무숲길 사이로 볼수 있었다..

 

주목 열매..

주목 가지 끝으로 가기전 줄기에 열매가 달려있었다..

처음 보는거였는데.. 잘 익은 주목 열매를 몇알 먹어본다..

앵두열매처럼 달콤했고.. 좀 더 욕심을 부려 열매씨앗까지 건들면 씁씁함 맛이 밀려왔다..

주목 열매는 매해 열리는것이 아니다..

주목 열매를 처음으로 보게된 뜻밖의 행운이.. 올라갈땐 왜 못 봤지??  ^^;;

 

빨간 요강안 내용물이 있는 모습이..

백록담의 분화구와 닮은것 같다.. 

완전 달콤하고 귀엽다..  

 

내려가는 길에 진달래밭 대피소(휴게소)에 들렸다.. 라면을 먹기위해.. ㅋㅋㅋ 

그 사이에 라면값이 내린것 같았다..

저번에 왔을때 경기사정이 않좋아 그걸 반영하듯 2000원인가 2500원 받은것 같더니..

매점 아저씨한테 " 라면값 그세 내렸네요~! 언제 내렸어요? " 하닌깐..

"내린지 1년 넘었어요~!" 그런다.. 

이상하다..

두달전 친구들과 함께 왔을때만해도 분명 지금 가격 이상이였었는데..(글적~글적~~)

수상한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M 01:10..

진달래밭을 나선다..

 

해가 나무사이로 비쳐 가을 단풍의 물듬을 더욱 재촉하는것 같다..

노랑단풍이 더 많은 길..

그 위 나무사이로 삐져나온 햇빛이 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 돌담길은..

빨강단풍이 더 많아 보인다..

먼저 들어선 단풍길 위에 돌이 놓여진듯..

돌은 점점 단풍잎에 파 묻힌다..

 

맑은 하늘 아래 산뜻한 단풍잎.. 

아직은 더 오래 매달리고 싶어하는 듯..

나무 끝으로 단풍잎이 더욱 촘촘히 매달린다.. 

 

그런 나무 사이로 보이는 오름..(흙붉은오름이 아니면 돌오름인데..)

알록달록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계속 내려가는 길..

이날 펼쳐진 가을 숲속길 풍격색과 다른..

하늘색 열매를 맺은 노린재나무가 유독히 눈에 들어온다.. 

 

급하게 내려오다 올랐을때 마셨던 한라산 맑은 물 쉼터에 잠시 쉬고요.. 

 달콤하고 아직은 시원한 물 한모금으로 목 축인다..

 

고목의 품에서 새롭게 자라나는 나무..

정말 신기한 모습이다..

 

아직은 초록의 나무숲터널길이 보이는 거 보니..

일상의 모습이 다가오는가 보다.. 

 

단풍 한잎.. 

내가 있어야할 자리는 이 곳이다 하듯 자연스레 자리잡은 단풍 한잎..

머가 그리 급한지 벌써 낙엽져 고목과 하나가 되고 있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 09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