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이야기(Orum Love)

제주도 여행 - 점점 단풍물 들어가는 가을 한라산길.. 거센 백록담 정상..^^

희동이(오월의 꽃) 2009. 10. 15. 08:22

AM 09시 10분경..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하니..

나를 맞이한건..

검푸른 하늘과 그 아래 성판악 휴게소 지붕에서 여유로이 사람들을 바라보는 개 한마리..

나를 의식하는 듯..

또렷히 쳐다보고 있다..

고넘 잘생겼네~~ ㅋㅋㅋ

 

성판악 코스의 첫 관문..

입구의 사각 틀 안에는 지금 내가 서있는 곳과는 다른 곳인듯..

남녀 커플의 다정한 걸음이 이어져가고 있었다. 

 

알록달록 단풍의 물결보다 아직은 초록의 상쾌하고 산뜻한 풍경이 가득한..

성판악 코스 초입.. 

 

초록 풍경 아래로는 단풍이 늘어져있다. 

곳곳, 단풍돌길을 걸며..

앞으로 펼쳐질 한라산 단풍나무를 기대한다.. 

 

나 보다 앞선 사람들..

항상 제자리를 지켜며..

색의 변화를 기다리는 나무들..

 

그 곳을 지나..

삼나무길이 살짝 걸쳐진 길을 지난다..

이 곳 지역에만 삼나무 있는게 조금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그리고, 특이한점..

보통 삼나무가 자라나는 곳은 숙대밭이라 하여 숙대낭이라 불려지는 삼나무 주변에 식물이 자생하기 힘든데..

이 삼나무 지대 주변에는 조릿대가 잘 자라나고 있다..

요즘 조릿대로 차를 만들어 먹는다는데..

이런 자생능력의 조릿대 효능이 더욱 좋다고 생각이 든다..

 

삼나무밭을 지나자..

슬슬 단풍물들 나무들의 물결이 보인다.. 

아직은 연초록과 노란..

빨강을 향하는 주황의 단풍이 나무를 감싸 오른다.. 

햇빛에 가까운 곳은 머가 그리 급한지..

벌써 빨간 단풍이 물들고..

그 서두름에 살짝 가리워진 곳은 초록으로 점점 옅어진다.. 

'가을이구나..'

이런 생각이 진짜루 머리속에 밖히는 순간이다.. 

 

검붉은 단풍과 노랗고 연초록의 가을 한라산 풍경.. 

 

이곳은 하늘과 땅이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주홍빛 가을품에 안기 검은 하트..

 

그런 풍경에 푹 빠지며..

진달래밭 가기전 1400고지 급경사 계단에 이르렀다..

예전에 올때마다 이 구역이 힘들었다는 기억이..

이날은 예전에 비해 덜 힘들었다..

왠지.. 주변 풍경에 매료되어 힘든 내색이 단풍색에 흡수된듯 하다..

 

진달래밭 대피소(휴게소) 도착..

흐릿함의 적막함이 가득해 아쉽게도 한라산 정상의 끝점은 안보였다. 

사진으로는 그저 고요한 안개풍경으로 느끼지만..

이날 안개의 거센바람이 북에서 남으로 나의 얼굴살을 스치며 지나간다..

 

한라산 고산지대 주목들.. 

가지끝에 하얀 서리를 낀것 같은 주목 길과..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을 산다는 구상나무의 길은..

우리내 인생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룬다..

 

1800고지..

성판악코스중 1800고지부터는 본격적으로 넓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 

거센 안개가 시시때때로 한라산을 감싼다..

 

한라산 엉겅퀴..

고산지대에서 억샌 바람과 더욱 쨍한 햇빛을 받아서 그런지..

저지대 엉겅퀴보다 더 날카롭고 억세게 보인다..

 

성판악코스 정상..

관음사코스 쪽에서 불어오는 안개 바람에..

순간 겨울의 세계로 온줄 알았다..

손이 시리고..

입술이 부릅터간다.. 

사람들은 급한 겨울의 바람을 등지고..

몇몇 사람들은 한라산 정상을 향해 걸어올라오는 다른 등산객들을 바라본다..

아쉽게도 백록담의 모습은 못 봤다..

정상에서 어떤 커플의 백록담 정상풍경을 못봄에 아쉬워하며 내일 다시 오자구 하는 소리가 바람결에 들린다..

 

싸늘하다 못해 추운 그날의 한라산 정상을 뒤로 하고..

급히 내려갈 준비를 한다..

 

 

 

 

 한라산 성판악코스, 091014